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1013 다해 연중 제28주일(기도하고, 감사하기)
2019-10-12 18:22:31
박윤흡 조회수 807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믿음은 구원의 열쇠입니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오늘 복음은 신앙생활을 하는 두 형태의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세상 모든 사람들은 어떤 바람이 있어서 열심히 기도를 합니다. 하느님이 그 기도를 들어주셨어요.

그리고 성당에 나와서 감사 인사를 드리는 사람이 있고, 이제 더 이상 바랄 게 없으니 나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복음은 예수님께서 ‘사마리아’와 ‘갈릴래아’를 지나가셨다고 합니다.

사마리아는 어떤 곳일까요? 사마리아는 우선 유다인들의 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이방인의 도시라고 불리며 배척받던 곳이었어요. 요한 복음 4장에 나오는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 장면을 보세요.

예수님께서 여인에게 ‘물을 좀 달라’(요한 4,7참조)고 하시니 성경은 이 대목에 대해 이렇게 전합니다.

“사마리아 여자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선생님은 어떻게 유다 사람이시면서 사마리아 여자인 저에게 마실 물을 청하십니까?’

사실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과 상종하지 않았다.”(요한 4,9)

사마리아인들과 유다인들이 사이가 좋았을까요? 당연히 좋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보고서 대놓고 깔보고 인종차별을 했던 것이죠.

 

  한편, 갈릴래아는 유다인 지역으로 예수님께서 유년기를 보내셨던 나자렛을 포함합니다.

또 갈릴래아는 예수님께서 복음 선포를 시작하신 곳이면서 동시에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뵈올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죠.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이 갈릴래아 호숫가 주변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셨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러면 상식적으로 유대인들에게 차별 대우받던 사마리아 사람이 예수님을 더 잘 따를 수 있었을까요,

갈릴래아 사람들이 예수님을 더 잘 따를 수 있었을까요?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고 합니다.

그 안에는 유대인도 있었고 이방인도 분명 있었겠죠.

그 중에 나병환자 열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서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청합니다.

인간취급도 못 받는 나병에 걸렸으니 얼마나 처철하고 비참했겠습니까? 정말 낫게 해달라고 간절하게 기도했을 거에요.

 

 

  첫 번째 포인트는 ‘열 사람 모두 간절하게 기도했다’는 사실입니다.

믿던, 안 믿던 모두 다 간절하게 기도할 수는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처철했기 때문이에요.

  하느님께서는 그 기도를 들으시고 열 사람 모두 치유하십니다.

그런데 몇 사람이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 인사를 드렸다고 성경은 전합니까? 한 사람!

그것도 어떤 사람이죠? 사마리아 사람입니다. 이것이 두 번째 포인트입니다.

 

  ‘열 사람 모두 간절하게 기도해서 이루어졌지만,

결국 돌아와 감사를 드린 사람은 이방인 뿐이었다.’

 

  전체가 다 치유를 받았지만 축복의 땅에 살던 갈릴래아 사람들은 하나도 오지 않았어요.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고 나니까 더 이상 하느님이 필요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내 것만 챙기는 신앙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바로 갈릴래아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마리아 사람은 이방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낫게 하신 하느님께 감사했기 때문에 예수님 앞에 엎드려 인사를 드릴 수 있었던 깃이죠.

나보다 먼저 하느님을 생각하는 신앙생활의 모습입니다.

결국 사마리아 사람은 예수님의 결정적인 답안을 혼자서 듣게 됩니다.

“일어나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루카 17,19)

 

  이제 다시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씀을 들읍시다.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해야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감사와 믿음은 구원의 열쇠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기도를 먼저 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릴 때에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구원의 열쇠를 선물로 주실 것입니다.

저는 우리 범계성당이 그런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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