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518 다해 부활 제4주간 토요일(하느님! 그거 말고요, 다른거 좀 주세요!)
2019-05-20 07:34:45
박윤흡 조회수 590

  ‘내가 아무리 기도를 해도 하느님께서 들어주지 않으신다.’는 것은

어쩌면 모든 교우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았고 때때로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느님이 내 기도를 안들어주셔!’라고 하면서 말이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말씀 중에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하였습니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요한 14,13)

 

  우리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합니다.

가정을 위해서, 친지들의 영육간 건강을 위해서, 자녀와 부모님을 위해서

이밖에도 제가 알아내지 못한 수많은 목적을 갖고서 기도를 하지요.

복음에 보면 분명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청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기도를 하고 무언가 열매를 얻게 됩니다.

‘요한아! 그렇다면 이것을 이렇게 해봐!’

‘마리아야! 그건 네가 변해야 해결될 문제야!’

‘베드로! 네가 낮은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면 그 산란함이 사라질거야!’

‘베로니카! 너는 욕심이 많아. 조금만 마음을 비워도 괜찮을거야!’ 등 기도를 통해서 우리는 어떤 메시지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그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하는 거에요.

“예수님, 알겠는데... 그거 말고요!”


  마음이 답답해 지는거에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해서 예수님께서 답을 주시는 것인데

‘내 마음에 내키지는 않는 답변’인 것입니다.

 

“예수님, A도 B도 다 알겠고 제가 변해야 되고 욕심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도 맞아요.

그런데 그거 말고요, 다른 거 없어요? 그거 말고요!”

 

  하느님이 정말 우리의 기도를 안 들어주시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듣고도 모른 척 하는 것인지 잘 식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하신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선한 길로 이끄시는 분이심에 믿어 의심치 않는데

우리는 그분의 선하심을 고백하면서도 쉽사리 따라가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가 거부하고 있는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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