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90316 다해 사순 제1주간 토요일(사랑의 방정식)
2019-03-15 15:31:17
박윤흡 조회수 665

  요즘 제 관심사는 ‘구원받을 수 있는가?’하는 물음입니다.

사순시기를 보내면서 사순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가장 많이 나오는 주제가 ‘회개’, ‘은총’, ‘보속’, ‘실천사항’ 이런 것들입니다.

 

  며칠 전에 제의실에 들어가서 복사단 친구들과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얘들아, 너네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구원이 뭐에요?’라고 되묻더라고요.

‘구원은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거야!’라고 하니까 한 아이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미 저는 하느님과 함께 살고 있어요.’

 

  깜짝 놀랐습니다. 하느님의 현존을 체험하며 살고 있다는 미소 띈 아이의 모습 속에서 복음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어린이처럼 하느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결코 그곳으로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200주년 신약성서, 마르 10,15)

 

  제가 되물었습니다. ‘구원에 조건이 있을까?’ 아이들은 머뭇거렸습니다.

‘구원에 조건이 있지! 예수님께서 누구랑 누구를 사랑하라고 하셨을까?’

한 친구가 대답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러자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대답합니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왜냐하면 이게 예수님께서 주신 두 계명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교우분들 모두 이 ‘사랑의 방정식’을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1.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44)

2. “첫째는 이것이다.‘ ... 너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9-31)

 

  헌데 이것이 말처럼 쉽나요?

솔직히 우리는 나를 미워하는 사람,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게 해가 떠오르지 않았으면 좋겠고,

비도 내려주지 않았으면 하고 바랍니다.

나를 좋아해주고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하고만 있고 싶지

나를 배척하거나 내게 불편한 감정을 주는 사람들과는 함께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라’하시며 말씀하십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제가 하느님께서 우리의 처지를 분명히 알고 계신다고 느낀 것은, 말씀의 마지막 부분에서입니다.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다.’ 하시지 않고,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시죠.

끊임없이 사랑의 옷을 찾아 입고, 용서의 열매, 과일을 찾아 먹으라는 것이에요.

외형적으로나 내면적으로나 사랑과 용서를 체화하는 사람이 되라는 부르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그렇게 ‘되어가는 존재들’입니다. 사랑의 방정식을 기억하면서 계속적으로 사랑과 용서의 존재가 되어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가 하느님을 닮은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예수님께서는 오늘 역설하십니다.

 

  하느님께서 분명 우리에게 그 길을 열어 주십니다. 이제 우리의 선택에 그 사활이 달려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과 용서를 지향할 때 우리를 위해 마련된 구원의 문이 조금씩 열릴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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