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108 나해 연중 제31주간 목요일(잃었던 우리를 되찾고 기뻐하시는 하느님의 얼굴)
2018-11-08 11:11:48
박윤흡

  ‘잃었던 내 양을, 잃었던 내 은전을 찾았습니다.’

  정말로 소중했던 것을 잃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신학교를 졸업할 때 제 일기장을 잃어 버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매일 쓰진 않았지만 10년을 써 온 일기장을 박스에 담아서 창고에 보관해 두었어요.

제 나름의 역사가 담긴 보물이었습니다.

그런데 신학교에서 나오면서 짐을 싸는데 그 일기장이 없는거에요.

아쉬움을 뒤로하면서 결국 학교 문턱을 넘어 서품식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동기모임 때, 동기 신부가 제게 그 일기장을 주었어요. “궁금해서 조금 읽다가 안 읽었어.”

일기장에 별 얘기를 다 써두었는데 조금 부끄러웠지만 되찾은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신학교를 살면서 저의 영성생활과 인간관계, 감정의 기복과 마음의 변화가 다 담겨져 있던

그 일기장을 찾았다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잃었던 양과 은전을 찾았다는 비유 이야기를 말씀하십니다. ‘잃었다가 다시 찾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하느님께서 다시 찾은 존재가 ‘죄인’이라는 점입니다.

태초에 우리는 하느님의 모상으로 태어난 존재들입니다.

죄로부터 멀어져 있었던 존재들인데 첫 인간의 타락으로 죄의 늪에 빠지게 되었어요.

하느님을 등지게 되고 내 뜻대로만 살려고 하고,

내 이웃을 시기하고 질투하고 심지어 미워하기까지하는 나약한 모습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기회를 주십니다. 우리를 되찾기를 바라십니다.

그런데 때때로 우리는 하느님이 두렵고 무서워서 회개하려는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는 고해소에서, 오늘도 당신 자신을 내어주는 성체를 통해서

우리가 다시금 죄의 늪을 벗어나 하느님께로 향하기를 간절히 바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태초의 모습대로 하느님을 바라보기를 바라십니다.

그보다 더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없습니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루카 15,10)는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잃었던 우리를 찾고 기뻐하시는 하느님의 얼굴을 뵈옵는 평안한 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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