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1010 나해 연중 제27주간 수요일(우리가 매일같이 봉헌하는 '주님의 기도'?)
2018-10-10 00:12:52
박윤흡

  오늘 예수님께서는 가장 아름다운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우리에게 설파해 주십니다.

성경에 어느 곳에도 ‘주님께서 하신 기도’는 나오지 않습니다.

오직 ‘주님의 기도’만이 주님께서 친히 가르쳐주신 기도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미사 중에 거룩한 영성체 예식에 들어갈 때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봉헌합니다.

 

  주님의 기도는 ‘그리스도교’의 씨앗이 뿌려질 때부터 봉헌되어 왔습니다.

2세기의 교부 테르툴리아누스는 주님의 기도를 '복음 전체의 요약'이라고 표현했습니다.

3세기 카르타고의 주교 키프리아누스는 주님의 기도를 ‘천국에 대한 가르침의 편람’이라고도 표현했어요.

그만큼 주님의 기도는 그리스도교의 핵심과 중요교리들의 집대성이라고 역사적으로 흘러왔던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주님의 기도!

그런데 우리는 얼만큼 ‘주님의 기도를 성심껏 봉헌하는가?’라는 물음은 지나칠 수 없는 질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께서는 ‘주님의 기도’(안셀름 그륀, 이종한 옮김, 분도출판사, 2017)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은 주님의 기도를 통해 당신의 정신과 영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그분은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기도에, 당신과 당신 아버지의 친교에 참여하게 한다.

또한 하느님의 나라가 오게 하고, 우리를 참된 인간으로 만들려는 당신의 열망에 동참하게 한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따라 기도함으로써 예수님께 더 가까이 나아간다.

그분의 복음에, 그분의 인격에, 아버지를 향한 그분의 사랑에, 아버지와 그분의 결속에 조금 더 다가간다.

또한 하느님은 악보다 강하시다는 확신에,

지금 여기에 벌써 와 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우리가 참되다는 믿음에 점점 더 나아간다.

더불어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외는 가운데, 하느님의 나라가 영원히 오기를 바라는 그분의 갈망에 참여한다.

그분의 나라에서는 유혹도 악도 더는 없으며, 우리는 자유와 존엄, 사랑과 정의를 누리며 살아간다.”(p.183-184)

 

  그런데 이후에 나오는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고백이 마음에 징이 됩니다.

“나는 이 밖에도 주님의 기도에 관한 글을 수도 없이 썼지만 아직도 이 기도의 풍요로움을 온전히 포착하지 못했다.

내 삶이 끊날 때까지 이 기도의 신비를 찾고 구하는 일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p.184)

 

  생각해 보면 그렇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어느 기도보다도 더 자주 봉헌하고, 늘 바치는 기도이지만

‘예수님께서 이 기도를 바치실 때 어떤 마음과 정성이었을까?’하는 고민을 우리는 한 번쯤 해보았는가 싶어요.

우르과이의 어떤 성당 벽에 ‘주님의 기도’에 대한 어떤 글이 있다고 합니다.

이 글을 소개해드리며 강론을 마치고자 합니다.

 

  ‘하늘에 계신’이라고 하지 마라.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라고 하지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라고 하지 마라. 하느님의 아들 딸로 살지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라고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라고 하지 마라. 물질 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소서.’라고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하지 마라. 죽을 때까지 먹을 양식을 쌓아두려 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라고 하지 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나쁜 마음을 품고 있으

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라고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 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라고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아멘’이라고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습관처럼 외우는 기도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의 뜻에 따르셨던 예수님의 마음으로 주님의 기도를 봉헌하는 것이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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