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13 나해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2018-09-13 18:58:10
박윤흡

 

 

“하느님은 모든 일에 찬미받으소서!”

 

  오늘 교회가 기념하는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 요한 금구(황금의 입)의 인생철학이 담긴 외침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에 찬미받으소서!’

 

  그리스도교의 역사에는 사막의 은수자와 위대한 교부들이 계셨습니다.

교회의 보화라고 할 수 있는 이 분들은 어줍잖은 윤리적 훈계,

터무니없는 어불성설, 얄팍한 지식을 늘어놓거나 자랑하지 않았고 인간의 사고에서 발한 헛된 이론을 짜내지 않았습니다.

참된 말씀의 봉사자로서 생명이 가득한 말씀의 샘물에서 거름망없이 길어올린 설교는

듣는 이로 하여금 기쁨과 희망을 선물해 주었고 그러한 이유로 교부들의 설교는

오늘날까지도 생명력을 지녀서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별히 빼어난 설교가는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입니다.

 

  ‘금구’라는 호칭은 후대에 사람들이 붙여준 말이고, 본래 이름은 ‘요한’입니다.

요한은 안티오키아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일찍이 아버지를 여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홀어머니를 모시고 지내면서 훌륭한 교육을 받았는데 한 때 변호사를 꿈꾸었다고 해요.

그런데 372년, 세례성사를 받고 세상의 부귀와 명예가 자신의 궁극적 열망을 채워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사제가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386년에 사제품을 받은 그는, 깊은 성경 묵상으로 얻은 하늘나라의 보화를 설교하면서

신자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설교에 관해 쓴 글에는 이런 내용도 있습니다.

“앞에 놓여 있는 성경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진지한 연구와 많은 기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황금의 입이 되는 것이 그저 주어진 은총이 아니라

자유의지의 초점을 하느님께 맞추고 부단히 노력했던 요한의 고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후 397년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주교가 되어서,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의 생활 관습을 개혁하기 위해 힘쓰며 ‘착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불변의 진리인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에는 어느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확신을 갖고 임했습니다.

그렇게 당시 황실의 허례허식과 사치를 준엄하게 꾸짖고 허영심과 탐욕을 모질게 비판했는데

것이 발단이 되어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유배를 떠나게 됩니다.

 

  그렇게 떠난 유배지에서도 ‘하느님 뜻에 따르지 않는 것’에 대한 비판은 끊임이 없었습니다.

세상의 눈에는 가시처럼 느껴지던 요한의 존재는 결국 종신 유배를 선고 받고서 407년에 선종하게 됩니다.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이 바로 강론 서두에 적었던 ‘하느님께서는 모든 것을 통하여 영광 받으소서.’입니다.

 

  오늘 요한 금구 기념일을 맞아 성무일도 독서기도에 나온

성인의 강론 말씀을 짤막하게나마 소개해 드리고 이 강론을 마치고자 합니다.

 

  “숱한 파도와 험한 풍랑이 위협하고 있지만 그것들이 우리를 삼켜 버릴까 하고 염려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반석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입니다. ... 도대체 우리가 무엇을 두려워한단 말입니까?

... 그리스도께서 나와 함께 계시니 내가 누구를 두려워하겠습니까?

파도가 나를 대항하여 일어서고, 바다와 통치자의 분노가 나를 거슬러 밀려와도

그 모든 것이 내게는 거미 한 마리에 불과합니다.

... 나는 항상 이렇게 말할 뿐입니다. ‘주여,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나의 뜻이 아니고 당신의 뜻이 이루어지소서.

이것은 나의 보루이고 이것은 나의 움직임이 없는 바위이며, 이것은 나의 흔들림이 없는 지팡이입니다.

하느님의 뜻이라면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 내가 있는 곳에는 여러분도 나와 함께 있습니다.

... 우리는 한 몸이므로 몸은 머리에서 분리될 수 없고 머리는 몸에서 분리될 수 없습니다.

... 죽음마저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 여러분은 동일한 나의 시민이요 나의 아버지요 나의 형제, 나의 자녀, 나의 지체, 나의 몸입니다.

여러분은 보통의 빛보다 더 소중한 나의 빛입니다.

여러분의 사랑이 나에게 비추어 주는 빛에 비교될 만한 빛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태양 빛은 나의 현세 생활에 유익한 것이지만 여러분의 사랑의 빛은 미래에 얻을 월계관을 나에게 엮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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