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910 나해 연중 제23주간 월요일
2018-09-09 20:50:26
박윤흡

  오늘 복음은 흥미롭습니다. 

‘안식일에는 병을 고쳐주면 안됩니다!’라고 외치는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

‘안식일의 규율을 지키는 것보다 지금 아파하는 이를 고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라고 외치는 예수님.

두 부류는 확연히 나누어져 대립각을 보여줍니다.

교우분들은 누가 옳다고 생각하십니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만약에 내가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었다면, 만약에 내 가족 중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이 있었다면 나는 어땠을까?

안식일의 규율을 지키는 것이 우선인가? 아니면 이 병을 고치는 것이 우선적인가?’

  어쩌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의 방법론이

인간이 만든 규율보다 못하는 모습처럼 다가옵니다.

참된 안식일, 참된 주일의 의미를 왜곡되게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일들은 우리 안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신부님,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주일미사에 빠졌습니다.

... 신부님, 우리 가족 중에 누군가가 몸이 안 좋아서 병간호를 하느라 주일미사에 빠졌습니다.

... 신부님, 어쩌다가 신랑이 회사 일정을 조정할 수 있게 되어서 가족들과 여행을 다녀오느라고 주일미사에 빠졌습니다.’

 

  물론 주일미사를 봉헌하는 건 천주교 신자의 의무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 안에서, 또 사회 안에서 영적으로 육적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신앙이 강요된 의무로 지워진다면 그보다 더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것은 없을 것이 아니겠습니까?

신앙이 의무라고 함은, ‘자발적인 의무’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모상대로 지으셨는데 죄책감만 드는 신앙인이 되기를 바라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건강한 육신과 정신을 갖기를 바라시고, 가정 안에서부터 꽃피우는 사랑의 열매를 바라실 것입니다.

그것들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성당에 나오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이라는 신앙적 사고방식은

되려 탈신앙의 시발점이며,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입고 가는 참된 주일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는 것이

우리에게 시급한 현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죄인 취급하시는 분이 결코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하느님께 충실하지 못할 때 우리는 스스로 죄인임을 받아들이고 더욱 더 하느님께 정진하고자 하는 것이죠.

오늘 복음의 예수님 말씀은 탁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주일의 의무를 안지켜도 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참된 회개는 단순히 ‘성당에 나오느냐, 나오지 않느냐.’의 차원이 아니라

일상의 삶 안에서 하느님을 모시고 살아가려는 신앙적 갈망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안식일의 주인은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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