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623 나해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2018-06-22 22:13:57
박윤흡 조회수 946

 

 

  오늘 복음 말씀의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하느님과 재물, 둘 중에 무엇을 섬길 것인가? 우리는 재물로 취합되는 세상적인 것들에 온통 신경을 쏟고 있다.

하지만 솔로몬도 온갖 영화 속에서 한송이 꽃만큼의 아름다움을 뽐내지 못하였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친히 알고 계시는 분이시기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믿음이다.

그렇기에 그분의 의로움을 찾아라.

바로 오늘! 지금 이 시간을 카이로스(Kairos, 영원의 시간)로 지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느님과 함께!’

 

  그리고 복음 말씀의 말미에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당부하십니다.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할 것이다.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4)

 

 

  라틴어 격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참조: 한동일 지음, 라틴어 수업, 흐름출판, 2017)

 

  Carpe diem! quam minimum credula postero.

  오늘을 붙잡으시오! 내일이라는 말은 최소한만 믿으십시오.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고 들어왔던 ‘카르페 디엠!’(오늘을 즐겨라!)입니다.

이 말은 농사와 관련된 은유로

로마의 시인 호라티우스Quintus Horatius Flaccus가 쓴 송가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시구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인내하고 절제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미래를 지향하는 사람의 태도는 고결하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을 삶이라고도 생각이 됩니다.

한편, 한국 사회의 청년들, 특히 우리 삶의 자리인 ‘평촌’의 청소년들을 생각하면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태도가 과연 맞는 것일까 싶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 사회는 청춘들에게 너무나도 큰 짐을 안겨주고 있고,

청춘을 송두리째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듯한 느낌도 감출 수 없습니다.

‘입시’와 ‘취업’은 단순히 학생들만이 짊어진 것이 아니라,

족들 모두가, 어쩌면 우리 사회가 짊어지고 가는 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어간 이가 그토록 살고 싶어하던 내일이다.’

  인간은 오늘을 산다고 하지만 어쩌면 단 한순간도 현재를 살고 있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호라티우스의 ‘카르페 디엠’은 우리를 향한 예언자적 목소리로 이해하여도 손색없는 외침으로 다가옵니다.

내게 주어진 오늘을 감사하고 그 시간을 의미있고 행복하게 보내라는 이 속삭임..

오늘의 불행이 내일의 행복을 보장할지 장담할 수 없겠으나,

오늘을 행복하게 살 때에 내일이 불행하지 않을 것은 가능성이 퍽 높은 명제입니다.

그래서 ‘오늘’,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참으로 바라시는 것이요,

삶을 선물받은 우리가 지켜내야 할 소명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 오늘을 희망하면서 사는 방법, 오늘을 기쁘게 살아가는 방법은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마태 6,24)는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체화하는데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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