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121 나해 연중 제3주일
2018-01-20 21:04:03
박윤흡 조회수 1001

찬미 예수님!

 

교우분들의 정성 담긴 기도 덕분에 피정 무사히 잘 다녀 왔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제품을 받고서 첫 피정이었는데,

하느님의 도우심 아래 쉼과 머무름 속에서 하느님의 침묵을 묵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성 라자로 마을 아론의 집에서 피정을 했어요. 입구에 알퐁소 성인의 다음과 같은 말씀이 적혀 있었습니다.

 

INTRATE TOTI, MANETE SOLI, EXITE ALII !

온전한 마음으로 머물러라, 홀로 머물러라, 다른 사람이 되어서 나가라!

 

  매끼 식사를 하고 산책을 나가면서 읽고 또 읽고 '이 말씀이 무슨 뜻일까' 곰곰이 묵상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문득, 이 말씀이 떠올랐어요.

 

 

"회개하여라!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예수님의 이 말씀처럼,

"지나온 모든 것을 온전히 내려 놓고, 홀로 침묵과 잠심에 머물면서

하느님의 현존을 통해 그분의 자비와 사랑을 절실히 갈망하고 체험하여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 일상으로 나가십시오!" 라며 성 알퐁소께서는 말씀하시는 듯 하였습니다.

한 마디로, '회개하라'는 성인의 절박함과 간절함이 담긴 금언으로 다가왔던 것입니다.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사항은 바로 '회개'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요나 예언자는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를 요청합니다.

독서 말씀은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단식을 선포하고 가장 높은 사람부터 가장 낮은 사람까지 자루옷을 입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요나 3,5.10)

 

  2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우리에게 어떻게 당부하고 계십니까?

바오로 사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때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상에 살되 세상에 살지 않는 사람처럼 하느님만을 모시고 사십시오!"(1코린 7,29-31참조)

이제 더 이상 하느님과 거리를 두고 내 뜻대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회개를 통해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며 바오로 사도께서 우리에게 구구절절하게 당부하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시죠. "때가 차서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

루카 복음 13장 5절에서는 이렇게 또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멸망할 것이다!"

 

 

  1독서에서도, 2독서에서도, 심지어 복음에서도 오늘 교회는 우리에게 '회개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줍니다.

이따금씩 교우분들은 질문하십니다. "왜 회개를 해야 합니까? 회개가 꼭 필요한가요?"

 

 

  이번 피정 기간 중에 신학교의 교수이시며 저의 은사 신부님이신 한민택 바오로 신부님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런 글이 있었어요.

 

"모든 것을 먹을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우리 뜻대로 자유로이 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지만

모든 것을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 삶에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넘어 버리는 순간에 우리의 불행이 시작된다는 의미에요.

누구에게나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경우 고해성사의 내용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은 우리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어 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에 오늘 제자들에게도 "나를 따라오너라."(마르 1,17)하고 부르시는 것이죠.

우리가 회개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분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요..

"하느님과의 관계, 내 이웃과의 관계, 내가 대하는 모든 사물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하는가 "

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관계가 회복될 때 비로소 우리는 지상에서의 하늘나라를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하느님의 절박한 외침이 담겨져 있는 요엘서 2장 12-13절의 말씀으로 오늘 강론을 마치고자 합니다.

 

  

  "이제라도 너희는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마음을 다하여 나에게 돌아오너라.

옷이 아니라 너희 마음을 찢어라. 주 너희 하느님에게 돌아오너라."(요엘 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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