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180111 나해 연중 제1주간 목요일
2018-01-11 00:24:10
박윤흡

  오늘의 독서와 복음 말씀은 '하느님께 대한 충실성'이란 주제로 통합됩니다.

 

  오늘 1독서의 말씀은 사무엘기 상권의 '계약 궤 설화'입니다.

1사무 1-3장은 사무엘의 출생과 부르심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였고,

이어서 바로 나오는 내용이 오늘 독서 말씀입니다.

아마도 사무엘기 저자에게는 이 ‘계약 궤 설화’가 매우 중요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당시 정황은 이스라엘과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쟁통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인들이 "사천명 가량이나 죽었다"(1사무 4,2)는 사실 앞에서 이스라엘 원로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께서 어찌하여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앞에서 우리를 치셨을까?

실로에서 주님의 계약 궤를 모셔 옵시다.

주님께서 우리 가운데에 오시어 원수들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시도록 합시다."(1사무 4,3)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필리스티아인들의 반응입니다.

 

"필리스티아인들은 두려움에 사로 잡혀 말하였다.

'그 진영에 신이 도착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망했다! 누가 저 강력한 신의 손에서 우리를 구원하겠는가?

저 신은 광야에서 갖가지 재앙으로 이집트인들을 친 신이 아니냐!

그러니 필리스티아인들아, 사나이답게 힘을 내어라!"(1사무 4,7-8)

 

  결국, 이스라엘은 보병이 삼만이나 쓰러졌고,

하느님의 궤도 빼앗기게 되는 참담한 처지에 이르게 됩니다.

  

  정리해 보자면,

광야 여정에 동참하던 계약 궤는 이스라엘이 정착하게 되자 실로에 모셔지게 되는데,

이후 이스라엘은 필리스티아와의 싸움에서 크게 패배하고 계약 궤마저 강탈당하게 됩니다.

이는 계약 궤가 하느님의 현존을 '상징'할 뿐임을 시사하며, 

이스라엘로 하여금 계약 궤만 들고 나가면

만사형통이라는 기복적이고 비본질적인 신앙 형태를 지적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오늘 복음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

 

 

  복음에는 '나병환자'가 등장합니다.

그는 예수님 앞에 나아와 무릎을 꿇으며 이렇게 말합니다. 

"스승님께서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마르 1,40)

 

  예수님께서는 그 나병환자를 고쳐주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제에게 가서 네 몸을 보이고,

네가 깨끗해진 것과 관련하여 모세가 명령한 예물을 바쳐, 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여라."(마르 1,44)

 

  예수님께서는 나병환자의 '충실성'을 요구하십니다.

단순히 '병이 나았으니, 이제 그만!' 할 수도 있을 인간의 나약함으로부터,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대한 충실성'을 끌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기복적이지 않고 본질적인 하느님 자녀로서의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독서 말씀의 이스라엘인들처럼

'나의 안위와 평화를 위한 기복신앙적인 하느님 상'으로부터 벗어나서,

나병환자가 보여준 간절함과 충실성으로 하느님을 섬기는 삶입니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현존연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를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고 계심을 기억하는 오늘 하루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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