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200811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아이처럼 하느님처럼)
2020-08-11 01:35:11
김준형요한사도 조회수 90

매일미사 http://missa.cbck.or.kr/DailyMissa/20200811

복음말씀 http://maria.catholic.or.kr/exGB/down.asp?type=3&menu=missa_pds1&id=179959&fileid=2

유튜브 https://youtu.be/mJAwnRV6GIk

 

한 번은 동네를 산책하며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땅에서 올라오는 풀 한 포기, 들꽃 한 송이가 그렇게 신기했는데, 

어느샌가 그 신비로운 느낌이 더 이상 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키가 크고, 나이를 먹으면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키가 자라면, 땅에서부터 멀어집니다.

어릴 때는 자세히 보이던 땅과 풀과 벌레들이 이제는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또 키가 자라면 하늘이랑 가까워집니다.

사실 하늘은 여전히 높지만, 왠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높아만 보이던 것들이 더 이상 높아 보이지 않게 되죠.

그렇게 은근슬쩍 마음속 겸손함을 잃고 교만함이 생겨납니다.

이것은 원하지 않아도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나이를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변화지요.

이렇게 나이를 먹으면, 이제는 모든 것이 익숙해집니다.

사실 여전히 세상은 새로운 것들을 품고 있고, 신비로움을 자아내지만, 

시간을 거듭하며 경험한 것들이 그런 새로움을 익숙한 것들로 만들어버리죠.

새로움과 신비로움을 보지 못하니 삶은 조금씩 활기를 잃어갑니다.

매 순간 하느님을 느끼고 체험해왔는데, 이제는 조금은 노력을 해야 그분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그렇게 아이 때의 순수함을 잃어가는 일처럼 보입니다.

오늘 복음 속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회개해서 어린이처럼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자신을 낮추어야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 된다고 하십니다.

그런 순수함을 찾기 위해 지금보다 더 낮아지고, 지금보다 더 어려지고 싶습니다.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세상의 신비로움을 바라보며 살고 싶습니다.

회개하라고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어쩌면 그때의 시절로 돌아가라는 말씀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신비로움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숨겨두신 보물을 찾는 것입니다.

 

이미 세상의 좋지 못한 것들을 많이 보았고, 돌아갈 수 없다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변화는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실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돌리는 것이죠.

아이들처럼 세상을 가까이에서 자세히 바라보고,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낯설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다 보면 잃었던 감각이 되살아날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 안에서 신비로움을 느끼고, 그 너머에서 하느님을 체험하다 보면 

조금씩 마음의 때가 벗겨질 것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은 아이의 마음을 닮았습니다.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시고, 모든 것을 내어주며 세상을 사랑하십니다.

하나도 잃지 않으시려고 세상 끝까지 찾아가십니다.

그런 하느님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을 보내시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려주십니다.

잘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린이’입니다.

잘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하느님 안에, 말씀 안에 머무르다 보면, 

우리 마음의 순수함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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