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200625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용서)
2020-06-24 23:55:55
김준형요한사도 조회수 169

매일미사 http://missa.cbck.or.kr/DailyMissa/20200625

유튜브 https://youtu.be/6v7G7ZkEt4c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죠.

그런데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살아온 환경부터 생각하는 것까지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맞추며 살아가기란 힘이 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면 우리 삶의 폭이 점점 넓어지게 됩니다. 하느님을 닮아가기 때문이죠.

 

오늘은 6월 25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입니다.

70년 전 하나의 민족이었던 우리는 서로를 향해 총칼을 겨누며 전쟁을 벌였습니다.

그 상처는 여전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죠.

이 자리에서 극과 극을 향해 치닫고 있는 남북의 정치적인 얘기를 꺼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늘 복음이 전하고 있는 용서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용서는 무엇이고 왜 용서를 해야하는지 말입니다.

 

구약을 살펴보면, 용서는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이고,

하느님의 용서 이전에 이스라엘 사람들의 반성과 회개, 눈물의 울부짖음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간절히 용서를 청하면, 그때야 비로소 그분께서 용서해주시는 것이었죠.

그런데 신약에 와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줍니다.

예수님께서 조건없이 사람들의 죄를 용서해주시고, 우리에게도 서로 용서하라고 말씀하시죠.

오늘 복음처럼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용서가 안 되는 사람이 있는데, 그를 보면 화부터 먼저 나는데, 그를 용서해야 할까요?

네, 용서 해야합니다. 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서 용서하는 것입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그 사람에게서 자유로워질 수 없습니다.

볼 때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고,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 오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 얼굴을 바로 보기도 힘들고, 그 사람이 있는 곳에는 갈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용서는 나의 자유를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용서를 해야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이해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용서가 잘 안되는 것이 문제죠.

그것은 내 힘으로 하려고 애를 써서 그런 것입니다.

용서는 내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도움으로만 가능한 일이죠.

용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하느님께 기도해야합니다.

‘저의 이 마음이 저 사람을 용서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말이죠.

 

여기까지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노력마저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용서하지 않고도 그리 힘들지 않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처럼 한 마을에 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치던 시대도 아니고,

계속해서 마음의 불편함을 떠올릴만큼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것도 아닙니다.

세상은 넓어졌고, 할 일은 많아졌으며, 기분전환을 위한 다양한 놀거리들이 생겨났습니다.

용서하지 않아도 그냥 고개만 돌리면 그럭저럭 살만한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용서를 해야할까요?

네, 해야합니다. 무엇 때문에 용서를 해야할까요? 역시 자기 자신을 위해 용서를 해야합니다.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하느님께 용서를 받기 위해,

그리고 ‘하느님을 닮기 위해’ 우리는 용서를 해야합니다.

우리는 이 세상만을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나라를 바라보고 그곳을 희망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하느님과의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아버지인 하느님을 닮아가는 성장의 과정이죠.

그렇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부딧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 도우심을 청하면서 계속해서 우리 마음을 넓혀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인데, 속좁은 사람으로 생을 마감해서야 되겠습니까?

‘아, 이분은 정말로 큰 사람이었다. 존경할만한 사람이었다.’

이런 말을 들어야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도 뿌듯해하지 않으시겠습니까.

 

함께 살아간다는 것,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상대를 이해하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이죠.

그 사이에 다툼과 용서가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입니다.

특히나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은 너무나 상처가 많은 땅이죠.

오늘 하루, 특별히 이 미사 중에

서로를 향한 미움과 마음의 상처들이 조금이나마 씻겨나가길 청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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