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200530 부활 7주 토요일 (신앙)
2020-05-29 23:20:48
김준형요한사도 조회수 154

매일미사 http://missa.cbck.or.kr/DailyMissa/20200530/14258

유튜브 https://youtu.be/ey7M4f6vbzc

 

가끔 보면 우리 천주교는 조금 신기한 종교입니다.

깊은 역사와 전통이 있고, 체계적인 신학과 전례가 자리 잡혀있으면서도 허술하게 보일 때가 있습니다.

성경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그 깊은 역사와 체계적인 신학에 대해서도 잘 모릅니다.

그렇다고 전례를 빠삭하게 꾀고 있는 것도 아니죠.

그러면서도 뭔가 뼛속에 새겨져있는 신앙이 있습니다.

가정에서 함께 기도하면서 몸에 밴 신앙, 매주 성당을 다니며 모셨던 성체를 통해 스며든 신앙,

힘들 때면 찾게 되는 예수님과 성모님에 대한 신앙, 그렇게 영혼 깊이에 새겨져있는 신앙이 가톨릭 신앙입니다.

때로는 허술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뜨겁지도 않고, 차갑지도 않고 미지근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다가도 다시 뜨겁게 타오르는 것이 우리에게 이어져온 가톨릭 신앙입니다.

 

오늘 복음 속 예수님께서는 사도 요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사도 요한은 요한복음서를 쓰면서 자신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습니다.

누구인지 뻔히 아는 데도, 굳이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라고 표현을 하죠.

이것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지만,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사도 요한이 자신을 감춤으로 인해

복음서를 읽는 모든 사람들이 그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되게 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복음서를 읽으면서 그 ‘제자’의 눈으로 예수님을 바라보게 됩니다.

베드로와 무덤을 향해 달려갔을 때나, 배 위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목격했을 때나 그 이름 모를 제자가 되어 그 순간 속으로 들어가죠.

 

 

그렇다면 오늘 복음의 이 말씀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그’는 사도 요한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복음을 읽고 있는 우리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도 요한과 함께 우리도 가리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우리들이 살아있기를 바라셨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복음서를 통해 예수님을 알고 그분의 사랑을 받게 된 신앙인들 모두가 살아있기를 바라셨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믿는 신앙인들은 계속해서 이어져왔습니다.

때로는 박해를, 때로는 분열을 겪었지만, 죽지 않고 살아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가 지금은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상황 속에서 우리들의 신앙은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죠.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그렇습니다.

사실 상관없을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나의 신앙이고,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이지 다른 사람과 하느님과의 관계는 별로 상관없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예수님을 따르는 것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아픈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오랫동안 함께 신앙생활을 이어오던 사람이 점점 멀어져 가면,

마치 형제자매를 잃는 것처럼 마음이 아픈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것 한 가지 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 예수님께서는 “너는 나를 따라라”하고 말씀하십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든 예수님을 따르는 것, 무책임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만큼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내가 신앙생활을 계속 기쁘게 이어가면, 그 사람이 돌아왔을 때 반겨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고 그 사람의 신앙에만 매여 있으면, 정작 내 갈 길도 가지 못하게 됩니다.

성실히 예수님의 뒤를 따르다보면, 떠나갔던 신앙인들도 다시금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제자들처럼, 바오로 사도처럼 계속 복음을 전하고 삶 안에서 살아가도록 합시다.

나머지는 그분께서 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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