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기쁨

복음의 기쁨 20200417 부활팔일축제 금요일 (전과 같은 곳에서 전과 다른 것을 보다)
2020-04-16 23:56:24
김준형요한사도 조회수 156

매일미사 http://missa.cbck.or.kr/DailyMissa/20200417

 

오늘 복음의 배경은 갈릴래아입니다. 티베리아스는 갈릴래아의 다른 이름이죠.

제자들이 고기를 잡으러 배에 오릅니다. 그리고 밤새 그물을 던지죠.

예수님을 만나기 전처럼 말입니다. 고기는 잡히지 않고 날이 새기 시작합니다.

동 틀 무렵 물가에서 어떤 사람이 말합니다. 무엇을 좀 잡았냐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물을 다시 던져보라고 합니다. 제자들은 그의 말을 말 없이 따릅니다.

복음에는 분명히 “제자들은 그분이 예수님이신 줄을 알지 못하였다.”하고 나와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물을 던집니다. 그리고 나서야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을 깨닫게 되죠.

뭍으로 올라온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식사를 합니다.

그 누구도 “누구십니까?”하고 묻지 않았다고 하죠.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제자들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죠.

그들은 이제,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다시 갈릴래아에 와서 전에 하던 것처럼 고기를 잡고 있는 것입니다.

밤새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것이 물고기 잡는 방법을 몰라서였을까요?

배에 타고 있는 일곱 중 절반이 어부 출신입니다.

그런 그들이 밤새 허탕을 쳤는데,

아침녘에 어떤 낯선 사람이 지나가면서 한 한 마디 말을 들은 것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이였다면, 그들은 아마 그 말을 듣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을 만났고, 그분의 부활을 목격했습니다. 그들은 이제 알고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것을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더 이상 자신들의 생각에 갇혀있지 않습니다.

자신들에게 말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랐지만, 그들은 그냥 그물을 던집니다.

그냥 그렇게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께서 예수님이셨음을 알게 되죠.

 

갈릴래아는 그들이 계속해서 살아갔던 곳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곳도, 그분과 함께 지낸 곳도 갈릴래아였지만,

그분을 만나기 전에도 그들은 갈릴래아에서 살았습니다.

세상은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그 세상 안에 사는 제자들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이제 모든 곳에서, 모든 순간에 예수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분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게 것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깊이 만난 우리도, 전과 같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그분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나의 생각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예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세상은 그대로지만, 우리는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참 드릴 말씀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이 복음의 앞부분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치 요한복음이 끝나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입니다.

그 때문에 어떤 학자는 이 부분을 후대에 첨가한 것으로 보기도 하죠.

문장이나 단어들도 요한복음의 다른 부분들과 다르고,

고기를 잡는 이야기도 요한복음에서 여기에만 등장하는 것입니다.

복음의 이 장면만 뚝 떼어서 보면 고기를 잡으러 가는 제자들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도 전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강론을 준비하면서 바뀌었습니다.

제자들은 전혀 우울해거나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덤덤한 마음으로 배를 탔습니다.

고기가 잡히지 않았어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낯선 사람의 훈수에도 언짢아하지 않았습니다.

고기가 많이 잡혔지만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그 모든 것이 예수님을 만난 그들에겐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었죠.

그들의 그 초연한 마음을 오늘에서야 느꼈습니다.

 

또 시간이 되시면 루카복음 5장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복음과 아주 비슷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이 복음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비교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지낸 제자들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교부들과 설교자들이 다양하게 해석한 복음입니다.

그분들의 이야기도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아주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 복음 안에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좋고 의미 있는 것은 여러분 각자가 이 복음 안으로 들어가 보는 것입니다.

들어가서 보는 것입니다. 제자들의 눈으로, 예수님의 눈으로,

혹은 그저 제 3자의 눈으로 이 이야기가 전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시간이 되시면 꼭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 미사는 생미사로 이예담 그리고 배상환 스테파노 가정,

위령미사로 송미경 모니카, 조영자 엘리사벳, 전창희 젬마,

권봉 베로니카, 배학주를 기억하며 미사봉헌하겠습니다. 함께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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