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신앙생활)

궁금해요? (신앙생활) "왜 성지주일에 축성된 성지를 십자가 뒤에 꽂아 놓는가?"
2018-04-03 12:23:59
박윤흡 조회수 516

오늘은 주님 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입니다.

지난 주님수난성지주일 때 축성받은 성지가지, 집 안에 모셔져 있는 십자가 뒤에 다 꽂으셨나요?^^;

 

이 글은 최윤환 암브로시오 몬시뇰님의 '하느님 백성의 축제'-전례 상식문제 풀이-를 참조하였습니다.

 

  성지주일에 축성된 성지를 가지고 집으로 가면 십자고상 뒤에 꽂아 놓는 풍습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 관습은 가톨릭 가정 안에서 시행되는 좋은 관습이며 장려되는 바입니다. 이렇게 십자고상 뒤에 꽂힌 성지가지는 오래 가면 말라 떨어지기도 하지만 다음 해 성지주일 전날까지 그대로 꽂혀 있습니다.

  '왜 성지가지를 꽂는가?' 축성된 성지가지는 하느님의 축복을 우리 위에 불러냅니다. 실제로 오지리와 남부 독일에서는 곡식창고의 짐승 우리에까지도 매달아 놓으며 들에 나가 밭의 네 모퉁이에도 꽂아놓는다고 합니다. 또 집안에 여러 공간과 더불어 특별히 '지성소'라고 할 수 있는 십자고상 뒤에 꽂아 놓는 이유가 바로 '하느님의 축복'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군가 이런 답변에 '반미신적인 행동 아닌가?'하고 묻는다면 난감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성물을 축성하는 것도 반미신적인 행위인가? 라는 물음이 따라오죠.

  이제 성지가지 축성 기도문을 살펴보겠습니다.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하느님, 이 나뭇가지에 강복하시고 거룩하게 하시어..."

  "이 가지가 옮겨지는 곳마다 주님의 강복과 은혜를 내리시고..."

 

  성교회의 기도는 하느님의 축복을 청하며 축성하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또 믿고 있습니다.

  우리는 성주간 문턱인 성지주일에 제구와 사제의 제의가 홍색(적색, 빨간색)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죠. 이 홍색은 승리의 색채로 승전의 축제를 올릴 것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시사합니다. 또 이 날에 우리가 받드는 성지가지, 곧 빨마나무 가지 역시 옛부터 승리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치명자들의 손에는 승리의 빨마가지가 쥐어지고 그러한 상본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예컨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상본)

  우리는 손에 빨마가지를 들고서 이 '성주간'에 죽음의 승리를 할 분을 경축하고 그분께 인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비록 죽음에 처할 몸이지만 그 죽음을 쳐부술 왕이시며, 파괴될 성전이지만 새롭게 건설된 성도 예루살렘의 임금으서 오시는 분을 호산나의 환성으로 성지를 들어 환영하는 것입니다.

  이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구세주의 형상 뒤에 놓인 승리의 빨마가지가 얼마나 기묘하게 어울리는지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이 성지가지는 승리의 증표요 따라서 십자가의 형상은 겉으론 죽음의 모상이지만, 실제로는 '죽음을 통해 죽음을 쳐 이긴' 승리자의 모상이요, 생명의 묘상임을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이 작은 빨마가지는 마치 성 금요일에 암흑의 비극적 모상 위에 장중하고도 밝은 부활의 표제와도 같으며, 매년 거행되는 성지행렬은 성 금요일과 성 토요일에 죽음과 암흑의 모상 위에 '저 골고타에서 죽으신 죽음의 승리자에게 찬미'의 희망찬 부활의 표제와도 같은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본다면, 십자가 뒤에 꽂혀 있는 빨마가지는 자주 우리로 하여금 연민의 정을 불러일으키며 '너희 그리스도교는 모든 방안에 죽음의 모상을 달아 놓도록 가르친다니 얼마나 애석하고도 슬픔을 자아내는 종교인가!?' 라는 질문을 받을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대답할 수 있습니다.

  "십자가의 형상은 신앙인들에게 죽음의 모상이 아니라, 바로 생명과 구원의 모상이다!"

  십자가와 빨마가지는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한번은 죽어야만 하고 또 구원을 위한 끊임없는 죽음의 생활을 해야 함을 우리에게 권고하지만 동시에 죽음의 비극에 처해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죽음에 대한 승리의 기쁨을 안겨 주는 부활의 희소식을 선포하고 있다는 사실..

 

한 마디로, 십자가와 성지가지는 죽음에서 생명으로 넘어가신 '영원한 생명'의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고백이요,

우리로 하여금 영생에 대한 희망을 주시는 주님의 선물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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