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신앙생활)

궁금해요? (신앙생활) 성체를 못 모시겠다고요?
2017-07-18 09:35:42
범계성당 조회수 54

어떤 본당의 한 청년이 성체를 영하는 것에 매우 조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즉, 자주 자신이 성체를 영하기에 합당한가 자문하는데 그때마다 그럴만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겁니다. 그런 이유로 미사에 나와서도 영성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었습니다.

 

비단 그 청년만 아니라 신자분들 중에는 이처럼 자신의 자격을 엄하게 설정하여, 주님 모시기를 매우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는 이들이 더 계실 겁니다.

 

자신이 성체를 영하기에 잘 준비가 되어있는가를 묻는 것까지는 좋은데, 자신을 단죄하는 면이 강하다면 하느님도 당황해 하실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성체성사를 제정하여 물려주신 데에는 적극적으로 당신을 취하라는 초대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요한 6,53)라고 까지 말씀하셨다는 것을 상기해 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에 대한 단죄가 너무 과하여 지속해서 성체를 영하지 않도록 제한을 한다면, 어쩌면 그런 태도 자체가 하느님을 아프게 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성체성사 (지금여기 자료사진)

 

아무튼 성체를 영하기 위해 우리 각자에게는 이 거룩한 순간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둘러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사에 앞서 조금 일찍 와서 성체 앞에 머물러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성찰을 통해 살펴봤을 때 개인이 가지고 있는 성품상의 결점(결점처럼 보이는 것)은 개인이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지 성체를 모시지도 못하게 만드는 장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면에 이웃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거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줬음에도 고해성사를 하지 않은 채 영성체를 하는 것은 모령성체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모령성체, 그리고 성체를 영하는 바람직한 태도"도 함께 읽어 보세요).

 

따라서, 성찰을 통해 둘러봤을 때 자신이 중한 죄 중에 머물어 있지 않는 이상 주님께서 차려 주신 상을 사양하는 일을 피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게다가, "가톨릭교회 교리서"에 따르면, "성체는 일상생활에서 약해져 가는 사랑을 북돋아" 주며, "이처럼 생기를 되찾은 사랑은 소죄를 없애 준다"고까지 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394항 참조). 쉽게 말해서, 사랑을 실천하는 일은 우리가 저지르는 소소한 잘못을 극복하도록 도와 준다고 하겠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도록 활력을 주는 것이 바로 성체입니다.

 

그러니, 마음에 올라오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감정들은 정리하여 고해성사를 통해 해소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러한 감정이 장애물이 되어 성체까지 영하지 못하도록 이끈다면, 그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한 개인을 멀어지게 하는 유혹에 걸려 넘어져 있는 상태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군들 온전하겠습니까? 온전하지 못한 인간이 '완성된 인간'의 모범이신 그리스도와 나날이 닮아가고 결국 그분과 완전히 일치하고자 성체를 모시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부족함은 내가 겸손한 사람임을 설명해 줍니다. 그러나 그것이 과해서 하느님의 초대에도 응하지 않게 된다면, 그것은 더는 겸손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성체를 영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성체성사의 본질을 살리는 일입니다. 성체성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해 투신하게 만들어 줍니다. 앞서 말씀드린 사랑의 실천은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형제들인 가장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도 그리스도를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397항 참조).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운영실무.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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