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통회의 십자가의 길
2019-04-13 08:57:09
박윤흡 (missa00) 조회수 664

통회의 십자가의 길

 

(매 처마다 기도문을 읽은 후에 「통회의 기도」를 바친다)

 

하느님, 제가 죄를 지어 참으로 사랑받으셔야 할 주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였사오니,

악을 저지르고 선을 소홀히 한 모든 잘못을 진심으로 뉘우치나이다.

또한 주님의 은총으로 속죄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으며 죄지을 기회를 피하기로 굳게 다짐하오니

우리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공로를 보시고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소서. 아멘.

 

<제대 앞에서>

 

“산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것은 죽는 것” 다만 이 한마디를 증거 하기에 모든 것을 내걸고 살으신 주 예수여, 당신과 함께 산다는 것은 당신의 사랑 때문에 당신과 함께 묻히는 것, 그 죽음이야말로 하느님의 삶으로 소생하는 비결임을 지금 더 깊이 깨우쳐 주소서.

 

제 1 처  예수 사형 선고받으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성전에 계시던 예수님으로부터 매일 마음의 양식을 받았고 빵을 받은 사람들, 빨마가지를 손에 들고 환호성을 울리며 옷을 벗어 땅에 깔고 예수를 영접하던 예루살렘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지금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하고 부르짖고 있습니다. 손바닥을 뒤집듯이 쉽게 어제의 환호성을 잊고 저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 자신도 그들처럼, 어떤 때는 그 이상의 냉혹한 배신을 하느님과 사람에 대해 몇 번이고 되풀이 해 오다가 이제 와서는 느끼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설령 사람들로부터 그런 취급을 당한다 하더라도 화를 내지 않고 그저 묵묵히 기도하는 마음과 자신을 돌이켜보는 겸허함을, 주여, 베풀어주소서.

그리스도의 삶은 죽음을 통해서 다시 부활하는 것임을 기억하고, 자신을 버리고 당신과 함께 사는 힘을 주소서.

 

제 2 처  예수 십자가 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고 말씀하신 주 예수여, 당신에게 주어진 머리 둘 곳, 그곳은 다만 죽음의 십자가뿐이었습니다. 죽음만이 당신의 쉴 곳이었습니다. 주님, 사랑하는 것은 죽는 것,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는 것, 당신을 위해서 매일 제 십자가를 지는 것임을 깨닫게 하소서.

주여, 언제나 자기를 방어하고 아주 사소한 일에도 누구에게나 지려고 하지 않는 승자의 오만 뒤에 곤두서서 살지도 죽지도 못하고 괴로워하는 저희들에게 죽는 것을 가르쳐 주소서. 자신에게 죽지 않으면 불사신의 사랑으로 다시 살아날 수 없음을 가르쳐 주소서.

 

제 3 처  예수 기진 하시어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주님, 당신은 강함을 자랑하는 하느님도, 인간의 약함을 가련하게만 여기는 하느님도 아니십니다. 당신은 거친 고함소리와 조롱의 함성에 덮이어 지금 여기 나의 발 앞에 넘어지십니다.

예수여, 저에게는 당신의 굳셈보다는 약함이 필요합니다. 모욕을 당해도 비난치 않고, 넘어뜨림을 당해도 저주하지 않고, 죽임을 당해도 복수하지 않는 사랑에 찬 약함이, 지옥의 죽음도 이길 수 없는 사랑 때문에의 약함이 필요합니다.

이웃에게 지지 않겠다고 발버둥치고 늘 머리를 치켜드는 저의 오만을 당신의 약함으로 부끄럽게 해주소서.

 

제 4 처  예수와 성모 서로 만나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사랑은 이렇게도 고통스러운 것입니까! 고통의 길에서 만난 두 사람을 감싸던 최상의 말씀은 침묵이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은 예리한 칼에 찔리듯 아플 것입니다. 그는 반대자들의 숨은 생각을 드러나게 할 것입니다.” 시므온 예언자의 말과 같은 삶을 두분은 사셨습니다.

어머니 마리아여,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사람이란 당신과 똑같은 운명을 사는 또 하나의 마리아가 되는 것임을 깨닫도록 도우소서. 수다스러움이 아니라 침묵을, 질투가 아니라 관용을, 유약함이 아니라 강건함을, 인간의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하고 보석보다 존귀한 그런 사람이 되게 도와주소서. 당신의 사랑으로 낳아지고 길러지고 완성되도록 도와주소서.

 

제 5 처  시몬이 예수를 도와 십자가 짐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주님, 고난의 길에서 힘에 겨워하시는 당신 곁에 사람이 없습니다. 제자들도, 베드로도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지나가던 시몬만이 겨우 도움을 줄뿐입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라고 말하던 이들이 모두 떠나고 길 가던 낯선 사람만 당신에게 도움이 될 뿐입니다.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주여, 공허한 말만을 내뱉게 하는 거짓 사랑이 우리 마음속에도 뿌리 깊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소서. 힘없는 말보다는 든든한 삶으로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제 6 처  성녀 베로니카 수건으로 예수의 얼굴을 씻어 드림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주님, 사랑을 위한 사랑에는 아무리 작은 행위라도 밤을 지새우는 해맑은 달처럼 당신의 빛이 그득함을 알게 하소서. 당신께 수건을 건네는 베로니카의 작은 정성도 당신은 크게 받아 주심을 기억하게 하소서.

또한 주님, 그런 작은 정성과 사랑이 우리 사는 세상에도 꼭 발견되어야 함을 잊지 않고 살게 하소서.

 

제 7 처  기력이 쇠하신 예수 두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역류하는 피에 눈이 가려 넘어지시는 예수님, 당신의 고통을 가벼이 생각하지 않게 하소서. 머나먼 옛날의 일처럼, 남의 일처럼 구경하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괴로움을 담아 놓은 작은 그림과 십자가처럼, 두려워해야 할 이 엄청난 사건을 무심하게 바라보지 않게 하소서. 당신의 쓰라린 고통과 힘겨움을 가슴에 깊이 깊이 새기고 살게 하소서.

 

제 8 처  예수 예루살렘 부인들을 위로하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울 줄을 안다는 것은 그저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부서진 마음의 폐허에 하느님의 사랑이 새싹을 틔우는 것임을 가르쳐 주소서. 사람을 위해서 우는 것이 자기 도취의 동정심이 되어 순수함을 흐리는 일이 없게 하소서. 참되게 울 줄을 모르는 우리 자신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게 하소서.

주님, 저희에게 우는 자와 함께 울 줄 아는 참된 눈물을 주소서. 참되게 울 줄 모르는 자는 진심으로 기뻐할 줄도 모른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소서.

 

제 9 처  예수 세 번째 넘어지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주님,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은 오로지 인간의 운명에 달린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를 위해서 자기 자신을 주는 결단을 내릴 때, 그때 우리들은 ‘살고 또 죽는다’고 말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주님,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그리고 죽는 것도 나에게는 이득이 됩니다’라는 말을 우리도 할 수 있게 하소서. 당신의 삶은 죽음을 통해서 다시 부활하는 것임을 기억하여, 자신을 버리고 당신과 함께 살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제 10 처 악당들이 예수의 옷을 벗기고 초와 쓸개를 마시게 하였음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주 예수여, 당신의 길은 사랑을 위해서 사랑에 의해서 자기 자신을 버리는 것과 사람들에게 버려지는 것, 생명까지 일체를 버리는 것입니다.

예수여, 당신은 지금 옷을 벗겨진 채 미움의 사나운 광기 속에 다만 묵묵히 서서 십자가의 치욕을 기다리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사람들의 비평이나 비판에 오르내려야 할 때, 즉시 마음이 흔들이고 굳게 자기를 닫아 버리며, 아무 탓도 없는 사람들에게 분노를 쏟곤 합니다.

주여, 당신이 보여주신 거룩한 사랑의 냉엄한 고독을 배워 알게 하소서.

 

제 11 처  악당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음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두 손목과 양 발목에 내려꽂히는 굵은 쇠못의 소리, 쇠망치를 높이 흔들어 대는 병사의 손놀림, 망치가 내려쳐질 때마다 못은 살을 파고 들어가 주님의 선혈을 뿜어 올립니다.

우리의 죄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하느님의 아들은 오늘도 우리들을 위해서 고통을 계속 받으십니다. 그 고통을 기억하면서 두렵기 만한 당신의 수난이 한 때의 신심을 자극하는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게 하소서.

 

제 12 처  예수 십자가에서 죽으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절망과 좌절에 두들겨 맞고 부수어지면서도 하느님을 찾지 않는 딱딱하게 굳어진 마음을 힘센 사람이라고 자랑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마음 한 구석에 깊이 숨겨진 끝모를 불안을 정직하게 바라보려 하지 않는 인간의 허세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느님께 버려진 하느님 아들의 이 부르짖음은, 인간이 비참의 극에까지 떨어진 바로 그곳에서 사랑을 시작해야 함을 가르쳐 주는 외침임을 깨닫게 하소서.

 

제 13 처  제자들이 예수의 성시를 십자가에서 내리움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네가 정말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어서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아라’하며 모욕하던 자들 앞에서도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죽음을 이기기 위해 하느님은 죽음을 떠맡으셨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 죽음 앞에서는 무력하지만, 여기에서 구원해 낼 수 있는 분은 오직 하느님 한 분, ‘죽을 수 있는 하느님, 지금 죽으신 하느님’ 한 분뿐이십니다.

주여 우리를 살려 주소서, 주여 우리를 살게 하소서!

 

제 14 처  예수 무덤에 묻히심을 묵상합시다.

 

† 예수 그리스도여 주를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 주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죽음의 밤의 고요와 어둠은 벌써 모든 것을 시작하려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명의 태동이 힘차게 울리고 있습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그분의 도움으로 이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들도 권세의 천신들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능력의 천신들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날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습니다.’

생명의 주님, 이 말을 우리 자신의 입으로 외치게 하소서.

 

십자가의 길 기도를 마치면서

 

십자가의 길은 끝났습니다. 그러나 주님, 우리의 영혼은 와야 할 날까지 사랑을 사는 길 죽음을 사는 길을 나날이 새롭게 더듬어 가야 함을 잊지 않게 하소서.

‘승리가 죽음을 삼켜 버렸다. 죽음아, 네 승리는 어디로 갔느냐?’

‘만일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시지 않았다면 여러분의 믿음은 헛된 것이 되고 여러분은 아직도 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댓글 1개

top 뒤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