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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사순시기,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
2019-03-10 19:28:41
김정태 (raymond) 조회수 680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

사순절의 시작입니다. 재의 수요일에서 시작하여 성토요일까지 계속되는 40일의 기간입니다. 주일은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므로 포함하지 않습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는 수요일을 재의 수요일이라고 하는 것은 이날 참회의 뜻으로 재를 축복하여 머리에 얹는 예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재는 회개의 상징입니다. 에스테르 4장1절에서 3절에 보면 회개를 나타내는 행동을 “제 옷을 찢고 자루 옷을 입은 다음 재를 뒤집어쓰고, 성읍 한가운데로 가서 대성통곡을 하였다….많은 이들이 자루 옷을 입고 재위에 드러누웠다.” 고 적고 있습니다.

사제는 사람들에게 재를 얹어주며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또는 “사람아,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생각하여라.” 하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근본에로 돌아가라는 초대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상대로 사람을 만드시고 당신의 숨을 불어 넣어주셔서 생명을 주셨는데 과연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을 살았는지 돌아보고 부족함이 있다면 채워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회개하고 복음을 믿는다는 것은 주님께서 우리 모두를 구원해 주신다는 믿음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은혜의 때요, 지금이 바로 구원의 날”(2코린 6,2)입니다.

성 아우구스띠노는 “형제들이여! 세상을 두고 기뻐하지 말고 주님 안에서 기뻐하십시오. 죄 안에서 기뻐하지 말고 진리 안에서 기뻐하십시오. 허영의 꽃을 두고 기뻐하지 말고 영원의 희망 안에서 기뻐하십시오. 기뻐하십시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지 얼마나 오래 살든 간에 주님께서 가까이 계시니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하고 권고 하였습니다. 이 사순절은 바로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을 회복하는 기간입니다. 우리가 부활의 영광을 희망하는 만큼 여기서부터 기쁨을 살아야 합니다. 그 기쁨은 우리 본래의 모습,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을 닮은 모습을 지키는 데서 비롯됩니다.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희생과 보속의 삶을 살겠다는 무거움보다는 먼저 주님과 함께 매사에 기뻐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절망과 좌절에서 죽고 희망과 기쁨, 사랑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도합니다. 기도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여느 때보다 더 큰 사랑으로 이웃을 도와주며, 우리가 정당하게 즐길 수 있는 것까지도 포기하면서 희생 보속할 수 있기를 다짐합시다.

<청주교구 반영억 신부님 강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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