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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용서에 대한 묵상(사순 묵상)
2019-03-10 19:12:34
김정태 (raymond) 조회수 403

용서에 대한 묵상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 두 분을 만나러 간다고 한다. 한 사람은 헤롯 왕으로 그가 지은 많은 건축물들이 곳곳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으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예루살렘을 찾는다.

예수님의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 용서의 삶이었으며, 사랑의 삶이었다. 특히 예수님이 가르치시고 몸소 실천하신 용서의 삶은 매우 따르기 어려운 삶이지만 길이길이 영광을 누릴 수 있는 삶으로 승리의 삶이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것이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에 그러한 삶을 살아야 한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매달린 위급한 상황에서도 두 번이나 용서하셨다. 십자가 형을 당할 만큼의 큰 죄인인 오른쪽 죄수를 용서하여 천국으로 동행하셨고, 당신을 십자가에 못 밖은 원수도 용서하셨다.

이미 우리의 기억에서 거의 사라져가는 유형철의 살인사건이 있었다. 2003년 10월 19일 저녁 6시 40분 고정원씨라고 하는 분이 퇴근해 집에 도착하였으나 집은 인기척이 없이 조용하기만 하였다. 안에 들어가니 사랑하는 아내와 사대독자 외아들, 그리고 어머니가 흉기에 난도질당하여 비참하게 죽어 있었다.

그 후 그는 범인을 잡아 복수하고 자신도 죽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으며, 이는 지옥과 같은 삶이었다. 복수심에 불타 잠도 자지 못하고, 아무 것도 목에 넘어가지 않고 죽은 가족에 대한 생각은 더욱 사무치고.... 그러던 어느 날 사형수들을 보살피던 수녀님을 만나 하느님을 알게 되고 마침내 영세를 받게 된다. 불교신자였던 그는 죽기 전 “성당에 같이 가자”던 아내의 간청을 기억하고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이다.

오랜 번민 끝에 그는 용서하라는 하느님의 가르침에 따르기로 결심하고 수감 중인 범인 유영철을 면회하면서 그를 자신의 양아들로 삼고자 제안한다. 그리고 유영철에게 아들이 있는 것을 알고 그 아이를 자신의 손자로 입양하여 키우고 있다고 한다.

아래 글은 고정원씨의 용서와 사랑에도 불구하고 오래동안 마음의 문을 닫고 있던 유영철이 마침내 마음의 문을 열고 고정원씨에게 편지를 요약한 것이다.

 

“어르신, 못난 인간 인사드립니다.

지금 새삼스레 사죄의 말씀을 드리는 것조차 염치가 없지만 어르신의 놀라우신 용서와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드리고자 용기를 냈습니다.

명절 때나 무슨 때가 되면 저의 외로움을 염려해 주시고 영치금까지 배려해 주신 어르신의 그 거룩함에 이 못난 인간 그저 눈물만 흘릴 따름입니다.

사회에 대한 앙갚음이 목적이었던 저의 바보 같은 분노에 희생 되셨던 할머니, 사모님, 그리고 아드님의 모습까지 요즘 들어 부쩍 꿈속에 자주 나타납니다.

감히 용서는 바랄 수는 없지만 이 세상 떠나는 순간까지 살아 있는 매 순간 뉘우치며 사죄하겠습니다.<06년 유영철 올림.>”

예수님을 따르는 용서의 삶이 승리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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