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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성삼일에 만난 사랑' - '내맡기는 용기'(Fr.한민택 바오로)중에서.
2018-03-29 14:02:37
박윤흡 (missa00) 조회수 893

교우 여러분, 성주간 잘 보내고 계신지요?

저는 사순시기를 보내며, 지난 사순특강 겸 견진교리 4-5주차를 강의해주셨던 한민택 신부님의 '내맡기는 용기'를 읽고 있습니다.

한 대목이 눈에 들어와 성삼일을 보내고 계신 교우분들과 나누고자 이렇게 또 타이핑을 치게 되었습니다.

 

-성삼일에 만난 사랑-

  "수도원장 아빠스께서 성 목요일 만찬 미사를 주례하시면서 그날 전례는 세 가지 특징적 요소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성유 축성, 발 씻김 예식 그리고 성찬의 전례였습니다. 이 세가지 모두가 우리에게 주는 상징적인 메시지는 치유를 위해, 우리의 삶을 위해 당신 스스로를 내어 주신 주님의 지극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그 말씀을 통해 저는 저의 인간적인 적나라한 모습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그 모두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치유해 주시는 주님의 지극한 사랑을 깨달아야 함을 알았습니다. 그 사랑 앞에서 그동안 저는 사랑에 너무나 제 마음을 닫고 살아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랑의 표징이 바로 내 앞에, 전례 안에, 내 삶 안에 있어서 눈을 뜨기만 하면 볼 수 있었는데 말입니다.

  성삼일 동안 제가 실제로 체험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성목요일 만찬 미사 때 제대 위에 놓인 성유들을 보면서 그분의 사랑은 치유하고 거룩하게 하며 새로 태어나게 하는 사랑임을 깨달았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는 모습에서 그분의 극진한 사랑은 자신을 낮추고 가장 미천한 자의 모습으로 벗에게 봉사하고 시중드는 모습을 통해 온전히 드러남을 깨달았습니다.

  최후의 만찬 미사 때 봉헌되는 빵과 포도주 앞에서 그분의 사랑은 벗을 위해 벗을 살리고 벗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당신의 살과 피를 양식으로 먹이로 내어 주시는 사랑임을 알았습니다. 십자가의 길과 수난 예절에 참여하며 주님의 수난과 죽음 앞에서 저는 그분의 사랑이 어떠한 남김도 없이 어떠한 보답도 바라지 않는 그야말로 전부를 내어 주시는 그래서 자신의 생명까지도 내어 주고 고통과 죽음도 달게 받는 극진하고 심오한 사랑임을 알았습니다.

 

  부활 성야와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모든 것을 내어주셨기에 그리고 고통과 죽음까지도 감싸 안은 극진한 사랑이었기에 죽음까지도 뚫고 일어서는 엄청난 사랑의 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만이 인간을 살리고 구원하는 길임도 깨달았습니다. 인간을 옭아매는 죄와 고통, 증오, 시기, 두려움 그리고 죽음까지도 온전히 모든 것을 내어 주시는 사랑 앞에서 힘을 잃고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은 사람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그래서 겁에 질리고 절망에 빠진 제자들이 문을 박차고 나와 그분의 삶을 증언하게 할 정도로 강한 것이었습니다. 안식일 다음날, 즉 천지창조의 첫날 눈앞에 나타난 이 사랑은 결국 모든 만물을 다시 창조해 내는 사랑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사랑으로 들어가서 그 안에서 다시 태어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주님께서 주신 선물이요 은총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이웃이 적이나 경쟁 상대 혹은 미움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으로 내게 주어진 그래서 사랑해야 할 벗이 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는 제게 제 문제들을 해결하고 오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의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받고 그 사랑 안으로 들어오라고 초대하셨습니다. 저는 그 사랑을 나누고 싶었고 그 사랑을 증언하고 싶었습니다. 바로 이 사랑만이 원조들이 겪고 범했던 그리고 우리 각자가 끊임없이 겪는 유혹과 남을 지배하고 내 것으로 하려는 데서 오는 죄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드러난 하느님의 사랑만이 태초부터 인간이 몸담고 살게 되는 근본적인 죄의 상황으로부터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한민택, 내맡기는 용기, 생활성서사, 2018, p.10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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